두 번의 묵념
공주신관초등학교 김 문 선
이번 가을 소풍 때 일이다. 우리 반 학생들은 실망하였다. 바로 중앙과학관과 현충원에 가기 때문이다. “에이, 뭐야 그냥 놀이공원으로 갈 것이지 재미없는 곳을 왜 가나?” 우린 한마디씩 투덜거렸다. 나도 실망하였다. 난 사실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에 가고 싶었다. ‘현충원’이란 곳은 가 본 적도 없어서 왠지 지루하고 으스스 할 것 같았다. 우리 국립중앙과학관을 관람하고, 현충원에 도착하였다. 한 아저씨가 우리 4학년을 모아놓고 현충원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국립대전 현충원은 1979년에 설치된 대한민국의 국립 묘역이란다. 국립묘지에는 군인으로 순직한 사람, 전투에 참가하여 무공이 큰 사랑,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등이 묻힌 곳이란다.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니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여기에 묻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현충탑 앞에서 묵념을 하였다. 1분 동안 나는 이상하게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우린 묵념을 마치고 길을 따라 묘역으로 걸어갔다. ‘괜히 우리 봉사하라고 시키는 걸 거야. 역시 재미없을 줄 알았어.’ 속으로 투덜거렸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한참 걷자 멀리 수백 개의 비석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비석이 숲속의 나무들처럼 많았다. 그때 갑자기 내 마음이 슬퍼졌다. 나라를 위해 값진 청춘을 바친 분들이 이렇게나 많을 수가! 난 손가락으로 셀 만큼의 위인들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수많은 위인들이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나와 친구들은 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을 꺼내 비석을 하나씩 닦기 시작했다. 우린 이름과 사연을 서로 읽고, 닦아 드렸다. 상병만 골라서 닦는 아이, 자기와 같은 성을 골라서 닦는 아이, 닦지 않고 노는 아이도 있었다. 난 거기에 상관없이 골고루 닦았다. 왜냐하면 나라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업적은 똑같기 때문이다. 현충원을 나오면서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국심은 나라의 미래와 같구나!’ 과거에 나라를 사랑한 분들이 계셨기에 미래의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현재에도 어딘가에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있겠지.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내 꿈을 이루어야지.’ 나는 버스에 타서 아까 하지 못한 묵념을 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