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혼, 현충원
대전은어송초등학교 김 민 지
현충원을 다녀온 지 오래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참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느낄 수 없었던 숙연함과 조상님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박물관도 다녀오고,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때 희생하여 나라를 지키신 분들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우리에게 감명을 주었었던 것은 천안함 피격사태 때 나라를 지키시다 안타깝게 돌아가신 천안함 용사들의 묘를 직접 찾아가본 게 아닐까 싶다. 사진 속 군인아저씨들은 인자하시고, 환하게 웃고 계셨다. 그분들은 누군가의 아빠였고, 다정한 오빠였고, 누구에게도 비교할 수 없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사랑하는 남편이었다. 근데 그런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은 가족은 어마나 슬퍼하실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을 영영 볼 수 없는 아픔이 얼마나 슬플까. 가슴 속에서 떠나보낸 그 상처는 2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대로일 것이다.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울까 생각했다. 내 가족이 떠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유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덩그러니 남아있는 비석을 보며 눈물만 삼키는 일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힘들어할 그 가족 분들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묻어있던 먼지를 털어내고 닦았다. 부디 이제는 편히 쉬시기를. 학생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와 비석을 닦아드리는 것 밖에 없기에 정성스레 닦고 빌었다. 그렇게 천안함 용사님들을 위해 기도한 후 괜히 숙연한 마음이 들어 함부로 떠들 수 없었다.
그 뒤 우리가 간 곳은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분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둘러보니 굉장히 넓었다. 비석을 닦기 위해 한 줄씩 맡아 한 개씩 닦아 가는데,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셨구나 생각했다. 이분들 덕에 우리가 이렇게 편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비석들을 닦다보니 방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묘비도 있었고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된 것 같은 비석들도 있었다. 전쟁 때 가족을 잃어 와줄 가족이 있지 않아 그렇다는 안내자님의 말씀에 전쟁은 위험한 것 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전쟁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앗아간다는 말이 사실인가보다 생각했다. 열심히 비석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 바람에 우리는 원래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와야 했다. 아직 닦지 못한 비석들을 보며 나중에 가족끼리 와서 닦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충원에 있었던 그 순간만큼은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러웠고 또 감사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곳이 내 고향 대전에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나는 거기 잠들어 계신 분들을 보고 존경심을 느꼈는데 내가 내 삶을 나라를 위해 살다가 저기에 묻히면 내 자손들이 뿌듯해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마디로 나라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현충원이 고맙고 나중에 한번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