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사랑
김천여자중학교 류 예 환
시험이 끝난 지난 10월 12일. 우리는 현장체험학습으로 대전 현충원에 다녀왔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국립대전현충원’에 도착했다. 우리는 관리 사무소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현충문으로 향했다. 현충문은 방문객들이 참배 전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하는 곳이라고 한다. 현충문 앞에서 차례로 줄을 서서 국가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탑인 현충탑으로 들어갔다. 이동하며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친구들이 현충탑 앞에 서고, 창송곡이 나오자 모두 조용해지며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과 참배를 했다. 뒤를 돌아 나오기 전에 보았던 현충탑은 높고 무척이나 컸다. 탑 내부에는 위패봉안실과 봉안당이 있다고 한다. 현충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현충탑 위에 있던 동상이었다. 한 달 전, 국어시간에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극 중 두 형제가 강제로 전쟁터로 끌려가 북한군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었다.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려도 다시 일어나 맞서 싸워나간 순국선열들…. 나는 6・25전쟁 당시에 돌아가셨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그 분들을 떠올리며 괜스레 한 번 더 경건해지며 우리나라를 지키시다, 맡은 임무를 다하시다 돌아가신 순국선열들 모두가 이제는 그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라며 되돌아 나왔다. 현충문 밖으로 나온 우리는 교대식을 관람했다. 박자에 맞추어 행하는 동작들이 모두 딱딱 맞아 놀라웠다. 교대식을 처음 보는 거라 생소하긴 했지만 매우 인상 깊었다. 교대식 관람이 끝난 후 우리는 보훈미래관으로 향했다. 보훈미래관에서 처음으로 본 것은 대전 현충원의 역사였다. 그 뒤 나는 6・25전쟁의 참혹함과 폐해가 그려진 벽화를 보았다. 담이 무너져 내리고 건물들이 부서지고 무너진 그림들…. 벽화를 지나자 6・25 당시에 돌아가신 분들의 유해 발굴 영상을 비롯한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녹이 슬어버린 물통과 철모, 만년필 등이 전시되어있었다. 이런 유품들을 보며 나는 가슴이 짠해졌다. 영화에서 보았던 잔인한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싸우셨을 그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조금 더 걷자 전쟁이 남긴 이름이라는 코너가 나왔다. 이 코너에는 가장 치열했다고 볼 수 있는 다부동 전투, 피의 능선, 백마고지 전투가 소개되어 있었다. 백마고지 전투는 얼마 전 영화 ‘고지전’을 보아 조금이나마 치열했던 전투를 엿볼 수 있었다. 발걸음을 옮기자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돌아가신 46용사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지난겨울 반으로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을 보았었다. 우리의 천안함은 두 동강이 나고 철근이 어지럽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 위에서 싸우셨을 46용사들을 기리며 묵념을 했었다. 아쉽게도 시간이 다 되어 더 이상 둘러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버스에 올라 묘역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나는 깜짝 놀랐다. TV를 볼 땐 그저 많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보니 묘비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이곳에 계신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를 지키시다, 맡은 임무를 다하시다 돌아가셨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랍고 경건해지는 순간이었다. 국화를 손에 든 친구들을 선두로 차례차례 줄을 지어 묘비 앞으로 향했다. 그 분위기에 우리는 또 한 번 엄숙해졌다. 현충원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묵념을 했다. 나는 두 눈을 꼭 감고 기도했다. 여기 계신 분들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모든 순국선열들이 지금 계신 그 곳에서는 안녕하기를…. 유난히 창송곡이 짠하게 들려오던 그 날이었다. 이렇게 작지만 하나의 나라 사랑을 실천한 것 같아 나는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