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천여자중학교 강 송 희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연필대신 총을 잡고 싸워야만 했던 학도병들, 전쟁 때문에 억울한 빨갱이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했던 마을 사람들, 공습을 맞아 폐허가 된 마을, 모든 것들이 비참하고 안타까웠던 전쟁당시 상황을 잔혹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과연 내가 전쟁을 겪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난 아마 매일 두려움에 떨며 나라를 지키겠다고 결심도 못하고 탈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희생을 하시고 나라를 위해 싸워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우린 지금 평화를 누리고 있는 것이고, 바로 오늘 그 분들이 잠들어 계신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우리는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기도 전에 본 양쪽 가로수 길의 태극기의 펄럭이는 모습이 꼭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마음처럼 느껴져 내 마음을 숙연하고 고요하게 만들었다. 부푼 마음을 안고 곧 2학년 모두 현충탑에서 설명을 듣고 참배를 드렸다. 참배를 드리는 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워주신 용사 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고 나 또한 그 분들처럼 훗날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 더 이동해서 살펴 본 보훈미래관 한켠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우리나라를 지키다 순직하신 해군 용사 분들의 추모 공간도 있었다. 천안함 사건을 되돌아보니 전쟁은 아직 영원히 끝난 것이 아니고 또 언제 그 잔혹함이 반복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 써주시는 분들이 항상 계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그 후 우리는 묘역 헌화를 하기 위해 뒤편으로 향했다. 꽃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살짝 긴장되기도 했지만 내가 그 분들을 위해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제일 먼저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위패들을 보며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우리가 대한민국, 이 땅에서 희망찬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나도 친구들과 함께 하얀 국화 한 송이를 꼭 쥐고 ‘육군하사 권명원’분의 묘 앞에 서서 묵념했다.
‘우리 엄마는 나와 떨어져 있을 때나 내가 아플 때 가장 걱정되고 안타깝다고 하시는데 총을 메고 전쟁터로 나가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도 모를 아들을 보내는 이 분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어머니도 바로 이곳의 자식의 묘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잊지 못하셨겠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자식을 그냥 놓아주어야 했던 현실이 암담하셨겠지.’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의전단의 진혼곡 연주가 내게 더욱 서글프게만 들려왔다. 오늘 내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할 수 있었던 일은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꽃 한 송이 헌화한 것뿐이지만 앞으로 내가 내 나라를 관심 갖고 사랑하여 다시는 이런 전쟁과 희생이 일어나지 않게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나라에게, 그분들께 꼭 보답하고 싶다. 현충원의 안내원 분들과 선생님들께서 현충원을 통해 내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라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일깨워 주셨듯이 나도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여 미래에 내 꿈인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이곳으로 꼭 데려와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그 아이들에게도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분 좋게 꿈꿔본다. 푸르른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꾸만 되새기게 된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