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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

추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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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구 어귀에 선 정자나무처럼....
내용	아버님! 오늘로 16일째입니다. 어제도 어머님을 찾아뵙고 아버님과의 추억담을 귀담아 들었답니다. 무엇보다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던 아버님. 전장을 누비며 꽤 많은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야 했던 시기에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아버님. 당신은 그렇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동안 자녀교육을 오롯이 어머님께 당부하셨으니 엄부자모의 교육관이 엄연했던 시기라 하더라도 그 마음이야 오죽하셨겠습니까? 근엄한 표정 뒤엔 솜털처럼 부드러운 미소가, 말씀은 아끼셨어도 이심전심의 뜻이, 지시하기보다는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신 실천궁행의 태도에 어찌 저희들이 다른 길을 갔겠습니까? 어머님도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저희 다섯 남매를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도록 키워주셨습니다. . 아버님. 이젠 함께 침식을 같이 할 수는 없지만 동구 어귀에 의연히 서 있던 정자나무처럼 저희들의 맘속에는 영원히 우뚝 선 거목으로 계십니다. 이젠 어머님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계신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문안 전화에서는, 생전엔 생각나지도 않았던 기억의 저 밑바닥에서 새록새록 떠오르는 일화를 떠올리며 회한의 정이 담긴 젖은 목소리에 저도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군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그리움을, 해도 다 못다 한 회한에 눈물짓는 것을, 빈자리가 너무 크기에 함께 보던 TV 시청도 하지 않으시고 끼니때가 되어도 많이 드시지도 못하시는 어머님을 보노라면 이승에서의 부부란 인연의 매듭이 단단히 묶인 듯합니다. 아버님. 인연의 끈이 소멸되는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십시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십시오. 7월 21일 불초자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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