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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

추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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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일기
내용	내가 사랑하는 할아버지 유일무이한 내 편 우리의 기념일에 놓기로 했던 고구마 케익은 할아버지가 여행을 떠난 뒤로 거짓말처럼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늘 작년 가을을 생각해. 우리 두 사람의 걸음이 닿는 곳마다 꽃이 피고 햇볕이 번지고 나는 흔들리지. 사람들이 웃는 소리에 갑자기 왜 바람에선 봄향기가 날까. 무작정 떠나서 만난 한적한 도로도 좋고 길을 헤매서 찾아간 들판도 좋아. 우리 선택은 늘 옳게 되는 곳이라 날 따라오는 그림자도 가볍지. 더 바라볼 하늘이 없을 정도로 파랑에 질릴 때까지 바라보면 거긴 할아버지가 있을까. 별로 길지도 않은 할아버지 이름을 부를때면 내 마음은 왜 꼭 떠내려갈 것 같을까. 생각과 추억 속에 기억을 더듬어 가는 지금. 세월의 흐름이란 정말 빠르고도 추억의 연속이 아니겠냐는 할아버지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같이 더 가고 싶은 곳이 많았거든. 우린 봄을 사랑했으니까 분명 할아버지는 그곳의 향기도, 초록도, 바람도 사랑하겠지. 겨울에 떠났으니 봄에 돌아올거라고 믿으면서 할아버지 텃밭에 봉선화 씨를 뿌렸어. 아직 꽃이 피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천천히 와도 괜찮을거야. 한 사람 없는 봄은 왜이리도 빨리 가는지 궁금하기만 한데 우릴 담았던 순간들을 보면 꼭 그게 아닌가 싶기도 할까봐. 내 속에서 날 떠나지 않는 계절은 어떻게 해야 보낼 수 있을까! 우린 언제쯤 겨울을 벗어나려나. 거기도 꽃이 피고 봄이 왔다면 난 행복해야 하는건지 슬퍼야 하는건지. 사랑한다는 말이 이렇게나 늦었는데 어디다 외치면 진심이 전해질까. 늘 그렇듯 할아버질 향한 내 사랑일기는 종지부를 찍지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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