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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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렴공감편지
작성일 2015-03-27 조회수 113

임금의 선물일지라도 예와 절차에 따라야

 

김재찬의 아버지 김익의 병이 위중하던 어느 날이었다. 정조임금이 밤중에 덕망 높은 신하들을 불러 경서와 왕도에 대해 강론하는 경연을 열어, 김재찬 역시 궁으로 들어가 임금 앞에 서게 되었다.
 임금은 영의정을 지냈던 대신 김익의 병을 걱정하며 물었다.
 “공의 아비는 그 병이 어떠한가?”
 김재찬이 대답하였다.
 “노병이어서 항상 기운이 약하십니다.”
 임금께서
 “내가 공의 아비를 각별히 여기거늘 참으로 아타깝도다. 공에게 산삼 세 뿌리를 내릴 터이니, 이것으로 아비의 병을 치료하라.”
 아버지의 병을 염려하는 임금의 마음에 김재찬은 크게 감격하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의 은혜로움에 아비의 병이 곧 쾌차할 줄로 믿습니다.”
 집으로 돌아 온 김재찬은 임금에게 받은 산삼을 아버지에게 바쳤다.
 “아버님 임금께서 아버님의 병환을 걱정하시어 산삼 세 뿌리를 하사하셨사옵니다. 이것을 드시고 얼른 쾌차하옵소서.”
 그러나 김익은 기뻐하기 보다는 도리어 화난 낯빛을 보였다.
 “임금께서 이것을 주셨느냐?”
 “경연자리에서 아버님의 병환을 걱정하시며 제게 내리셨습니다.”
 “쯧쯧. 너 같은 무리가 신하라고 있으니 나라의 일을 알 만하구나. 한나라의 임금이 대신을 공경하고 예로 대우하는 것은 결코 사사로운 감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만일 임금이 삼을 하사하시려면 마땅히 정해진 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 역대 임금들이 대신을 대접하는 예이거늘, 어찌 밤중에 그 아들을 불러서 준단 말이냐?

그리고 너는 어찌해서 그것을 예로 간하지 않고 순종했단 말이냐? 어서 썩 다시 임금께 갖다 드리거라.“
 김재찬은 아버지 김익의 꾸짖음을 듣고 임금께 다시 삼을 갖다 올리며 아비의 말을 고했다.
 “제가 임금의 은혜에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예와 절차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사옵니다. 저의 조심스럽지 못합을 꾸짖어 주십시오.”
 임금은 이를 듣고, 김익의 청렴함을 크게 칭찬하면서 오히려 자신을 탓하였다.
 “내 과실이다.”
 그리고 다시 명하여 절차에 따라 김익에게 삼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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